와인 테이스팅 / / 2021. 5. 26. 11:40

보르도 와인 추천, 샤또 클락 (Chateau Clarke) 2017

와인 초보자라도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듯한 이름 '로칠드(Rothschild)'가 와인 레이블에 새겨져 있는 샤토 클락(Chateau Clarke).

 

과연 그랑 크뤼 1등급 와이너리 '로칠드'와 '샤토 클락'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면서 본격적으로 샤토 클락을 시음해 보기로 하자.  

 

 

 

Chateau Clarke 2017

 

샤또-클락-2017

 

 

 

 샤또 클락과 로칠드 

 

샤또 클락(Clarke)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왠지 완전한 프랑스어 같지 않은 느낌이 든다. 

바로 '클락(Clarke)' 이라는 이름 때문인데, 우리가 짐작하는 그대로 클락은 프랑스어 이름이 아니라 아일랜드 즉 영어 이름이다. 

 

샤또 클락은 12세기 프랑스 수도사들에 의해 처음 포도밭으로 정비된 이후에 1818년 아일랜드 출신의 기사 '토비 클락(Tobie Clarke)'이 샤또를 구입하면서 '샤또 클락'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그러다 보르도 메독 지역의 그랑 크뤼 1등급 샤토 라피트 로칠드(Cateau Lafite Rothschild)를 소유하고 있는 바론 에드몬드 드 로칠드(Baron Edmond de Rothschild)가 1973년 샤또 클락을 구입하게 된다. 

 

당시 그는 최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샤또의 주인이었지만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와인을 만들고 싶어 여러 포도밭을 고려하고 있던 중이었다. 

 

원래 그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1등급 샤또인 샤또 마고(Chateau Margaux)를 구입하려고 했으나 이미 완성된 1등급 샤또 보다는 좀 더 자신의 손길로 완성될 잠재력 있는 포도밭을 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구입하게 된 것이 당시 중급 와인을 생산하던 샤또 클락이었다. 

 

샤또 클락의 병 레이블의 아래 쪽에 '에드몬드 드 로칠드(Baron Edmond de Rothschild)'의 이름이 새겨진 이유이다. 

 

 

 

 

 리스트락 메독 

 

와인을 시음하기 전에 샤또 클락이 위치한 리스트락 메독(Listrac-Medoc) 지역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두는 것도 좋겠다. 

 

리스트락 메독은 프랑스 보르도에 속하는 와인 산지로 주로 젊고 생동감 있는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샤또 클락이 위치한 포도밭은 독특하게도 이 지역에서 흔치 않은 점토질 석회 토양으로 구성되어 있어 리스트락 메독 보다는 오히려 생떼밀리옹(St. Emilion)과 유사한 토질을 갖고 있다. 

 

이런 토질적인 특징 때문에 샤또 클락에서는 메를로(Merlot) 품종이 잘 자라나고, 샤또 클락의 레드 와인에도 메를로를  70% 사용하고 나머지 30%를 까베르네 소비뇽으로 채워 넣었다. 

 

또한, 로칠드 가문에서 샤또를 구입한 이후 그랑 크뤼 와인에 준하는 세심한 관리를 더하고 최고의 와인 컨설턴트 미셀 롤랑(Michel Rolland)의 컨설팅을 받아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고 하니 그 완성도가 어떤지 더욱 궁금해지는 와인이다. 

 

 

 

 

 와인 테이스팅 

 

와인의 색상이 약간의 보라빛을 띠며 코르크를 열면 향기로운 과일향이 풍성하게 퍼져 나와 기분을 좋게 한다. 

 

잘 만든 프랑스 와인들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조금 까칠한 인상을 받게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둥글고 부드럽게 모든 맛들이 입 안에 퍼진다.

 

초반에는 블랙 베리류의 풍부한 과일 맛이 주를 이루며 적당한 산도를 보이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오크의 풍미와 향이 강렬해지는 점이 인상적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고 생동감 있는 느낌이 왜 이 와인의 별명이 '벨벳 글러브를 낀 강철 주먹'인지 알게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아하게 새로운 향과 풍미가 열리는데 소비자 가격 8만 원대 와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이 견고하고 아름답다. 

 

다만 하루 정도 지나 시음을 하면 견고함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로버트 파커는 이 와인에 대해 '리스트락 메독 지역의 단연 최고의 와인'이라고 평했다는데, 아직 이 지역의 와인을 많이 마셔보진 않았지만 보르도 와인에 대해 알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좋은 와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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