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테이스팅 / / 2021. 6. 25. 16:45

까스텔라레, 이 소디 산 니콜로 2016

이탈리아 토스카나 키안티 클라시코에 위치한 와이너리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Castellare di Castellina)의 두 번째 테이스팅 와인, 이 소디 산 니콜로(I Sodi Di S.Nicolo). 처음 키안티 클라시코를 마시고 나서 워낙 마음에 들었던 와이너리라 앞으로 계속 테이스팅을 하고 싶은 마음에 두 번째 와인을 데려왔다. 

 

 

이소디산니콜로 

 

 

이 소디 산 니콜로(I Sodi Di S. Nicolo)

 

와인에 대해 알아가며 즐거운 부분 중 하나는, 언젠가 내 취향에 꼭 맞는 와이너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매번 다른 와이너리의 와인들을 시음하는 것도 좋지만 정말 취향에 꼭 맞는 와이너리를 발견한다면 같은 와이너리에서 점점 상위 버전의 와인을 마셔가는 것도 재미있는 것 같다.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 와이너리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지난번 시음한 키안티 클라시코에 대한 테이스팅 노트는 아래를 참고.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 키안티 클라시코 2018(Castellare di Castellina Chianti Classico)

 

 

이 와인의 이름은 한국어로 '이 소디 산 니콜로'로 표기되어 있지만 사실 라벨을 읽어보면 '이 소디 디 산 니콜로'가 맞다. 디가 두 개가 되면 표기상 번거로워 그렇게 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와인의 이름인 'I Sodi Di S.Nicolò'는 포도원의 이름인 것 같다. 

 

이 와인은 까스텔라레 디 까스텔리나 와이너리의 대표 와인 중 하나로 이탈리아 토착 품종인 산지오베제 85%와 말바시아 네라 15%를 블렌딩 한 와인이다. 와인 스펙테이터 TOP10에 등재된 첫 번째 이탈리아 와인이기도 하고, 로버트 파커나 제임스 서클링 등에서 매 빈티지마다 지속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와인이기도 하다. 

 

까스텔라레 와이너리는 친환경적인 농법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그런 의미로 와인의 라벨에 항상 멸종 위기의 새 그림을 그려 넣는다. 그래서 와이너리의 이름을 외우지 못한다면 와인샵에서 '새 그림' 와인이라고 하면 매니저님들이 알아듣고 와인을 추천해 주신다. 이번에 시음한 이소디산니콜로는 GHIANDAIA MARINA라는 예쁜 새의 그림으로 라벨을 만들었다. 

 

 

 

테이스팅 노트 

 

지난번 키안티 클라시코를 시음할 때 이탈리아의 싱그러운 자연환경을 그대로 와인에 담은 듯한 풍미에 너무 매료되어서 좀 더 상위 버전의 와인은 어떨까 궁금한 마음으로 시음을 했다. 

 

프레시 하게 마셔도 충분히 좋았던 싱그러운 키안티 클라시코에 비해 이소디산니콜로는 와인의 향과 맛을 느끼는 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매니저님이 추천해 주실 때도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을 천천히 길게는 일주일까지 가져보라고 권해주 시기도 했고. 그래서 이번 와인은 약 3일에 걸쳐 천천히 시음을 해봤다. 

 

처음 열었을 때는 역시 싱그러움이 있긴 했지만 키안티 클라시코의 경우와는 확연히 달랐다. 맛과 풍미가 잘 열리지 않아 뭉쳐져 있는 느낌이었는데, 식사를 하면서 천천히 마시다 보니 점점 뭉쳐있는 맛과 풍미가 하나씩 풀리는 느낌이었다. 

 

점점 시간이 가면서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건 싱그러운 체리의 풍미.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체리의 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러면서 점점 담배나 스파이시한 향신료의 풍미가 하나씩 살아났고 점점 뒷 맛이 스파이시하게 변해갔다. 

 

키안티 클라시코보다는 확실히 두껍고 무거운 느낌이지만 어쩐지 까스텔라레 와이너리 특유의 느낌이랄까, 고유의 풍미가 여전히 살아있는 느낌이다. 스파이시한 풍미가 강하다 보니 음식도 풍미가 센 치즈나 고기류와도 잘 어울리는 듯하다. 

 

이틀, 사흘째 마실수록 확실히 점점 더 깊은 개성이 살아나는 느낌이어서 신기했던 경험. 이런 경험 때문에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오래 숙성된 빈티지를 찾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와인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느끼기에는 경험이 많이 부족하지만,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와인의 맛을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던 테이스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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