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와인 공부 / / 2021. 3. 24. 12:24

10. 독일 와인의 모든 것 :: 와인 용어 모음

여름이 오기 전에 '독일 와인의 모든 것'을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포스팅. 

 

왜? 여름에는 리슬링을 마셔야 하니까. 

 

우리나라에서는 독일 와인이라고 하면 달달한 아이스바인(Eiswein)이 유명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더운 여름밤에 마시는 시원하고 상쾌한 독일산 리슬링 와인을 참 좋아한다. 

 

독일 

 

사실 '독일'하면 와인을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다. 

 

독일은 맥주가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실제로 독일 사람들도 와인보다는 맥주를 훨씬 더 많이 즐기기도 하니까. 

 

와인 생산량도 전 세계의 3% 정도에 밖에 미치지 못하니 독일을 와인의 나라라고 할 수 는 없지만 알고보면 의외로 숨겨진 맛있는 화이트 와인의 산지이기도 하다. 

 

 


 

01. 독일의 지형과 와인 

 

독일은 유럽에서도 북유럽의 바로 밑에 위치해 북쪽으로 치우친 꽤나 추운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독일 와인 생산지역의 지도를 보면 모두 프랑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지역들은 라인과 모젤강을 끼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온화한 기후를 보이는 곳이다.)

 

이렇게 추운 기후에서 재배되는 포도 품종은 보통 산미가 강하고 남쪽 지역보다 숙성 기간이 긴 특징이 있다. 

 

나무에서 숙성을 길게 한 포도는 더 많은 향취와 더 다양한 맛을 가지게 되는데 그래서 독일의 와인은 좀 더 자극적이고 상쾌한 맛을 지니게 된다. 

 

알코올 도수가 평균 7.5-10%로 비교적 낮은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포도의 당도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데 병입 직전 포도과즙을 첨가한다든가 하는 기술적인 방법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있다. 

 

기술을 이용하여 지형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이 참 독일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와인 생산 지역 

독일의 와인 생산 지역

 

1. 라인가우(Rheingau)

 

독일의 다른 와인 생산 지역보다 햇빛이 긴 편이라 독일 내에서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최적지로 꼽히며 고급 와인의 생산지로 알려져 있다.

 

연 생산량이 400병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가격이 매우 비싼 고급와인을 생산한다. 

 

대부분의 라인가우 지역에서 리슬링을 재배하는데 모젤 지역과 비교하면 더 강건하고 향기가 심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 모젤(Mosel)

 

프랑스에서부터 시작된 모젤강을 끼고 있는 지대로 경사가 매우 가파른 언덕에 포도밭들이 위치해 있어 일하는 사람들이 로프로 몸을 고정해야 수확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역시 리슬링 품종을 많이 재배하며 향기가 매우 짙고 색이 엷으며 과실의 풍미가 나고 산미가 강한 것이 모젤 와인의 특징이다. 

 

참고로 라인과 모젤의 와인은 병의 색깔로 구분을 할 수 있는데, 라인 와인의 병이 갈색이고 모젤 와인의 병이 초록색이다. 

 

와인을 사러 갈 때 한 번씩 눈여겨 보자.

 

 

 

아이스바인(Eiswein) 

독일 와인을 말할 때 많이 언급되는 아이스와인 또는 아이스바인은 독일어로 번역하자면 '얼음와인'이라는 뜻으로, 포도밭에서 얼은 상태의 포도를 그대로 수확해서 만들어 당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이런 이름으로 불리운다. 

 

따라서 포도밭의 기온이 최소 3시간 이상 영하 7도 이하로 떨어져야 수확이 가능하다. 

 

당도가 높기 때문에 식사와 함께 마시기 보다는 디저트와 함께 먹으면 좋은 와인이고 와인 초보자들이 접근하기 좋은 와인이기도 하다. 

 

 


 

 

02. 독일 와인의 역사 

 

독일에서는 기원전 켈트족들이 처음으로 와인을 양조했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와인이 생산된 것은 역시 기원후 1세기경 로마인들에 의해서였다. 

 

8세기 칼 대제가 와인산업을 장려하고 수도원이 주도적으로 포도에 대해 연구를 하면서 포도밭의 면적이 지금의 3배에 달했다고도 하는데, 30년 전쟁의 피해로 대부분의 와인 생산 지역이 사라지게 된다. 

 

그러다 18세기 점차 경제적인 안정을 찾아가며 와인 산업도 다시 부흥기를 맞게 되고 나폴레옹의 등장으로 시민계급이 와인산업을 주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양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포도밭은 다시 현재의 절반 가량까지 줄어들게 되는데. 

 

(아무튼 전쟁이 문제다.)

 

그 후 1980년대 포도의 당도에만 맞춘 일차원적인 등급 기준과 특급 포도밭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독일 와인은 역사상 최악의 이미지를 갖다가 점점 고급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유지하기 위해 현재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모젤 지역의 풍경 

 


 

03. 독일 와인의 등급 

 

1. Trockenbeerenauslese(TBA):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 세계 3대 스위트 와인으로 수확시기가 지나 쪼글쪼글해진 포도 알맹이를 선별하여 생산한다. 당도가 매우 높고 생산량이 적으며 귀부와인이라고도 부른다.

 

2. Beerenauslese(BA): 베렌아우스레제. 포도에서 특별히 좋은 알맹이를 선별하여 만든 와인으로 매년 생산되지는 않는 등급이다.

 

3. Auslese: 아우스레제. 완숙된 포도 알맹이를 선별하여 만든 와인으로 여기까지가 디저트 와인으로 분류된다.

 

3. Spätlese: 슈페트레제. 일반적인 포도 수확시기보다 늦은 11월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다. 

 

4. Kabinett: 카비네트. 수도사들이 품질이 좋은 와인을 벽장에 숨겨두고 먹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카비네트는 '벽장'을 의미한다. 9-10월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다.

 

5. Qualitätswein bestimmter Anbaugebiete(QbA): 상급에 속하는 와인으로 13개 지역만이 허가를 받은 등급이다. 

 

6. Tafelwein: 타펠바인. 테이블 와인급의 가장 낮은 등급으로 일반적으로 포도 품종이 표기되지 않는다.  

 

 


 

이제 마음 놓고 독일의 리슬링을 마실 준비가 되었다. 

 

봄꽃이 지고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 모젤이나 라인강 유역에서 나는 리슬링 와인을 준비하자. 

 

길고 긴 여름밤을 신선하고 청량하게 보내는 나만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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