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테이스팅 / / 2021. 4. 16. 16:19

보르도 입문 와인 추천 | 클라랑스 딜롱, 클라랑델 루즈 2015 (Clarendelle Rouge)

와인 입문자라면 누구나 보르도 와인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만, 그 바램과는 다르게 와인 입문자에게 어울리는 보르도 와인을 찾기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수없이 많은 보르도 와인들이 수입되어 있지만 너무 저렴한 와인은 때론 보르도 와인에 대한 실망감만 안겨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클라랑스 딜롱의 클라랑델 루즈는 보르도 와인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적합한 가격과 퀄리티를 모두 갖추고 있는 보석같은 와인이라 할 수 있다. 

 

보르도 입문 와인 클라랑델 루즈

클라랑델-루즈
클라랑델-루즈


샤또 오브리옹과 클라랑스 딜롱 

우선 이 와인을 이해하려면 와이너리의 이름이기도 한 클라랑스 딜롱과 프랑스의 전설적인 포도원인 샤또 오브리옹에 대해서 알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 샤또 오브리옹(Chateau Haut Brion)

와인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듯한 프랑스의 샤또 오브리옹은 프랑스 와인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을 간직한 와이너리이다. 이 와인은 17세기까지도 세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의 와인이었는데 그런 무명의 와인을 스타로 만든 사람이 바로 나폴레옹 3세였다. 

 

그는 1855년 파리 세계박람회를 개최하면서 보르도 와인에 등급을 부여했는데, 이 등급은 원래 메독 지역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그런데 딱 한 지역 그가 예외로 둔 곳이 바로 그라브 지역에 있는 샤또 오브리옹이었다. 

 

또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패한 후 배상 문제로 오스트리아에서 회의가 열렸을 때 샤또 오브리옹의 와인을 각국의 외교관들에게 대접했고 이 와인의 맛에 반한 외교관들이 프랑스에게 너그러운 판결을 내렸다는 일화가 있다. 사실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 뒤로 '샤또 오브리옹이 프랑스를 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한다. 

 

나폴레옹뿐 아니라 프랑스의 많은 문학가들도 샤또 오브리옹을 사랑했는데 특히 로빈슨 크루소를 쓴 다니엘 디포,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나단 스위프트 등이 이 와인을 즐겨 마셨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2000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선물하면서 평화를 기원하는 와인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가격이 대략 120만원에서 180만원 정도하는 고가의 와인이어서 이제 막 와인의 맛을 알아가는 와인 입문자에게는 멀고도 먼 와인이라고 할 수 있다.  

 

  • 클라랑스 딜롱(Clarence Dillon)

그런 샤또 오브리옹을 입문자들도 즐길 수 있는 와인으로 탄생시킨 사람이 바로 클라랑스 딜롱인데, 미국의 유명한 금융업자인 그가 1934년 샤또 오브리옹을 인수하면서 클라랑스 딜롱 와인즈라는 와이너리를 설립하고 새로운 컨셉의 캐주얼 와인을 만들어 낸 것이 바로 클라랑델 와인이다. 즉, 클라랑델은 저렴한 가격에 샤또 오브리옹의 느낌을 맛볼 수 있는 대중 와인이라고 할 수 있다. 

 

 

테이스팅 노트 

클라랑델 루즈는 보르도의 클래식한 와인들처럼 메를로 80%, 카베르네 소비뇽 11%, 카베르네 프랑 9%를 블렌딩한 레드 와인이다. 

 

색상은 살짝 감색이 감도는 붉은색으로 첫 모금을 마시면 그 맛의 조화로움이 이미 입안에서 풍부하게 느껴진다. 와인에 대한 어떤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첫 모금부터 편안하게 보르도 와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 만큼 누구나 풍성한 블랙베리류의 맛과 초콜릿의 풍미를 느낄 수 있고 산도가 과하지 않고 탄닌도 두드러지지 않아 마실수록 더욱 부드러운 느낌을 느낄 수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마시다 보면 고가의 샤또 오브리옹은 대략 이런 느낌을 발전시킨 것이 아닐까, 얼마나 더 맛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더 커지기도 한다. 더욱이 와이너리에서도 2015년 빈티지는 아주 맛있는 와인이라는 추천사가 있으니 믿고 마셔보자. 

 

  • 누구에게 추천할까?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처럼 까칠한 와인이 아니라 처음과 끝이 항상 같은 사람처럼 동그랗고 부드러운 조화를 보여주는 클라랑델 루즈. 

와인을 이제 막 알아가는 입문자나, 아직 보르도 와인이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는 사람, 그리고 샤또 오브리옹은 어떤 맛일지 궁금한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은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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