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테이스팅 / / 2021. 4. 21. 16:16

보르도 와인 추천 | 블라송 드 푸쉬갱, 푸쉬갱 쌩떼밀리옹 2016(Balson de Puisseguin, Puisseguin St-Emilion)

보르도 쌩떼밀리옹 지역의 와인, 블라송 드 푸쉬갱 2016년 빈티지. 아마도 프랑스에서는 7천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는 값싼 테이블 와인인 듯하다. 현대아울렛 김포점 나라와인 매장에서 추천으로 구매했는데 와인을 시음하고 정보를 찾으면서 와인에 대해서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던 와인이다. 

 


블라송 드 푸쉬갱, 푸쉬갱 쌩떼밀리옹 2016

 

블라송-드-푸쉬갱
블라송-드-푸쉬갱

 

생떼밀리옹(Saint-Emilion)

우선 생떼밀리옹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이 와인을 시음한 의미와 앞으로 시음 방향에 대해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간략하게 생떼밀리옹 지역에 대해서 알아보고 시음 후기를 남겨보기로 한다.

 

생떼밀리옹 지역은 보르도 북동부에 있는 마을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제되어 있는 오래된 와인 생산 지역이다. 이 지역은 도르도뉴(Dordogne)강 위쪽의 가파른 경사지에 위치해 있는데 그 떼루아의 특성상 주로 메를로(Merlot)와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을 사용한 온화하고 부드러운 와인이 만들어진다.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 이 지역의 땅이 작게 나누어졌기 때문에 지금도 경작 면적인 7헥타르를 넘지 않는 포도밭이 많다. 비교하자면 메독 지역 평균의 1/5 정도이다. 

 

쌩떼밀리옹 와인의 등급

쌩떼밀리옹 와인을 구입할 때 등급을 알고 있으면 좋은데 순서대로 다음의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1. 쌩떼밀리옹 그랑 크뤼 끌라세(Saint-Emilion Grands Crus Classés) 
  2. 아펠라시옹 쌩떼밀리옹 그랑크뤼 콩드롤레(Appellation Saint-Emilion Grands Crus Controlée)
  3. 아펠라시옹 쌩떼밀리옹 콩트롤레(Appellation Saint-Emilion Controlée)

 

 

테이스팅 노트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맛있게 마셨다.

테이블 와인이지만 모든 요소가 부드럽고 조화로워서 아주 따뜻하고 온화한 와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마셨던 보르도의 개성 강한 와인들은 와인 입문자가 접근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감이 있었는데 이 와인은 아주 편안한 느낌의 보르도 와인이었다. 

 

물론 비싼 와인에 비해 향기나 풍미가 강하지 않고 당연히 개성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체리, 초콜릿의 풍미가 은은하게 느껴지면 음식의 맛을 적절하게 배가시켜 주는 좋은 역할을 했다. 이 와인을 시음한 날은 돼지고기를 구워서 함께 마시게 되었는데 기름기 많은 삼겹살과도 잘 어울려 식사를 아주 즐겁게 해 주었다. 진정한 테이블 와인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고 할까. 

 

그렇게 즐겁게 마시고 포스팅을 하기 위해 추가적인 정보를 찾는데, 역시 작은 와이너리의 와인이라 그런지 정보를 잘 찾을 수가 없었다. VIVINO에서 찾으니 프랑스어로 된 후기밖에 보이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그다지 마시지 않는 저렴한 테이블 와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또 어떤 블로그 포스팅에서는 이 와인을 사면 바로 호갱이 되는 거라며 절대 사지 말라고 써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난 '정말 그런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나에게 그 와인을 추천해준 직원분도 나를 와인을 잘 모르는 호갱으로 생각하고 그 와인을 추천을 해줬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시음을 해보니 오히려 나는 그 동안 어렵게 생각했던 보르도 와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보르도 와인의 매력이란 이런 거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경험상 와인 입문자가 보르도 와인의 매력을 한눈에 알아보기란 꽤나 어려워서 이런 부드러운 와인부터 천천히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초보자란 모름지기 맛없는 와인도, 맛있는 와인도 모두 마셔보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비로소 어느 날 그랑 크뤼를 마셨을 때 그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싸게 사면 어떤가. 수입품이란 다 그런 것이고, 초보자란 다 그런 것이지. 

그런 의미에서 와인 입문자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가격이나 후기로 인한 편견을 가지지 말고 블라송 드 푸쉬갱처럼 저렴한 테이블 와인도 마셔보고 자신만의 느낌을 찾으라고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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