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와인 공부 / / 2021. 4. 10. 10:52

11. 포트와인의 역사와 종류

이제 유럽 와인에 대한 정리가 어느 정도 끝났다고 생각하고 신대륙으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눈에 밟히는 한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포르투갈. 

 

세계 7위의 와인 생산 대국이자 세계 최대의 로제 와인 수출국이지만 포트 와인 외에는 딱히 대중적으로 알려진 와인이 없는 나라. 

 

아직 단 한 번도 포르투갈 와인을 시음해 본 적이 없다는 데 놀라며, 이 글을 정리하고 나면 바로 포르투갈 와인을 시음해 봐야겠다. 

 


 

1. 포르투갈 와인의 역사 

 

이베리아 반도 남부에서 처음 포도주를 마신 것이 기원전 6-7세기, 그리고 다른 유럽의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로마 시대에 본격적으로 포도재배가 시작되었다.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8세기경 이슬람의 지배 시기에 와인의 생산이 위축되었지만 이슬람인들이 춥고 비가 자주 오는 포르투갈보다는 따뜻한 스페인 남부를 집중적으로 지배한 덕분에 스페인보다는 포도재배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그러다 12세기경, 또 다시 영국이 등장한다. 유럽 와인의 역사에서 로마제국과 영국을 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 듯. 

 

로마제국이 유럽 곳곳에 와인의 씨앗을 뿌렸다면 유럽에서 와인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수입한 나라가 바로 영국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영국의 기후와 토양에서는 질 좋은 와인의 생산이 어려우니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 터. 덕분에 주변국들의 와인산업은 영국이 수입을 하면서 서서히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문제의 발단은 백년전쟁.

 

백년전쟁에서 영국이 지고 프랑스에 소중한 보르도 지방을 빼앗기자 영국은 보르도 와인 대신에 포르투갈의 와인을 수입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주로 질이 낮은 레드와인을 수입하다가 1678년 영국 리버풀의 한 와인 수입상이 도루(Douro) 지방에서 색다른 와인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포트 와인이었다. 

 

 

 

 

2. 포트와인이란 무엇인가 

그러면 영국인들이 사랑했던 포트 와인이란 무엇일까?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포트 와인은 발효 중인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해서 발효를 중단시켜 달콤한 맛을 극대화시킨 주정 강화 와인이다. 

 

스페인의 셰리 와인(Sherry Wine)과 함께 세계 2대 주정 강화 와인으로 꼽히기도 하는데, 셰리 와인이 주로 식전 주로 쓰이는데 비해 포트 와인은 디저트 와인으로서의 명성이 높다. 

 

포트 와인(Port Wine)이라는 이름은 이 지역의 항구 이름인 '오포르토'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배를 타고 오랜 시간 수송되는 동안 와인이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브랜디를 첨가한 것이 포트 와인의 첫 시작이었다고 한다. 

 

주로 쓰이는 포도 품종은 토종 품종인 토우리가 나시오날(Touriga Nacional)이며 보통 알코올 함량이 75-77%인 브랜디를 첨가해서 만든다. 

셰리와인과의 다른 점은, 셰리 와인이 발효가 끝난 후에 브랜디를 첨가한다면 포트 와인은 발효 중에 브랜디를 첨가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의 차이로 셰리와인은 좀 더 드라이한 맛을 갖게 되고 포트 와인은 좀 더 단맛이 강화되어 디저트 와인에 적합한 맛을 갖추게 된다. 

 

 

2.1. 포트와인의 종류

포트와인은 크게 다음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1. 통 속 포트와인(Cask-Aged Port): 가격이 저렴하고 색이 진하며 과일 풍미가 풍부한 와인으로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 

  • 루비(Ruby) 포트: 어린 와인을 블렌딩 한 와인 
  • 토니(Tawny) 포트: 여러 종류의 빈티지 와인을 블렌딩 하여 4-5년간 오크통 숙성시킨 와인
  • 에이지드 토니(Aged Tawny) 포트: 통 속 숙성기간이 6년-40년 이상 되는 와인 
  • 콜헤이타(Colheita): 통 속 숙성기간이 최소 7년이고 포트와인 중 가장 높은 가격대의 와인 

2. 병 속 포트와인(Bottle-Aged Port): 캐스트 통이 아닌 병에서 숙성한 와인으로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 

  • 레이트 바틀드 빈티지(LBV: Late Bottled Vintage): 단일 빈티지로 빚어 4-6년간 병에서 숙성되는 와인
  • 빈티지 캐릭터(Vintage Character): LBV와 비슷하지만 비교적 좋은 해의 빈티지를 블렌딩 한 와인 
  • 퀸타(Quinta): 단일 포도원의 포도로 생산하는 와인 
  • 빈티지 포트(Vintage Port): 나무통에서 2년 숙성 후 병 속에서 다시 숙성시키는 와인 

 

 

 

 

3. 포르투갈의 유명 와인 산지

1. 비뉴 베르드(Vinho Verde): 화이트 와인의 산지로 유명 

2. 당(Dão): 보르도 타입의 와인을 생산하는 산지 

3. 마데이라(Madeira): 대서양에 있는 포르투갈령의 마데이라섬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독특한 향취를 가진 유명한 디저트 와인이 생산되는 산지이다. 포트 와인과 같은 강화 와인이지만 끝 맛이 더 드라이하고 톡 쏘면서 새콤한 맛을 낸다. 

 

 

3.1 포르투갈 와인의 등급

포르투갈 와인은 다음의 4가지 DOC로 분류된다.

다른 유럽의 지역과 거의 유사하지만 포르투갈어로 발음되는 점만 다르다. 

 

1. 드노미나사웅 드 오리젱 컨트롤라다(Deminaçao de Origem Controlada: DOC): 프랑스 DOC와 같은 개념

2. 인디카사웅 드 프로브니엥시아 헤굴라멘타다(Indicação de Proveniencia Regulamentada: IPR): 프랑스의 VDQS에 해당되는 등급

3. 비뉴스 헤지오날(Vinhos Regional): 프랑스의 뱅 드 페이에 해당되는 등급 

4. 비뉴스 드 메자(Vinhos de Mesa): 프랑스의 뱅 드 타블에 해당되는 등급으로 일반 테이블 와인을 지칭한다. 

 

프랑스 와인의 등급은 아래의 지난 포스팅을 참조! 

 

 

03. 프랑스 와인의 모든 것 :: 와인 용어 모음

이제 와인의 역사도 어느 정도 알았고, 좋은 와인잔도 마련했으니 본격적으로 나라별 와인에 대해 알아가며 시음을 해 볼 시간이다. 나는 일단 와인 문화가 처음 시작된 유럽을 중심으로 먼저

goodtaste.tistory.com

 

이만하면 다 정리가 된 것 같은데 아무래도 포르투갈어로 와인 용어를 좀 알아둬야 나중에 포르투갈에 여행 가면 와인을 잘 고르고 주문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와인 용어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 

 

3.2 포르투갈 와인 용어 

  • 비뉴(Vinho): 포도주
  • 비뉴 틴투(Vinho tinto): 적포도주
  • 비뉴 브랑쿠(Vinho branco): 백포도주 
  • 비뉴 호자두(Vinho rosado): 로제 포도주 
  • 비뉴 베르드(Vinho verde): 포도를 수확한 지 3-6개월 안에 만들어지는 어린 포도주 
  • 비뉴 마두루(Vinho maduro): 숙성시킨 포도주 
  • 세쿠(seco): 드라이한 
  • 수아브(suave): 부드러운 
  • 헤제르바(reserva): 리저브

간단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정리할 게 많았던 포르투갈 와인과 포트 와인의 세계. 

 

이제 진짜 유럽의 와인은 정리가 끝났다. 다음번에는 본격적으로 미국을 시작으로 신대륙 와인의 세계를 탐험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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