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와인 공부 / / 2021. 1. 18. 21:12

01. 와인이란 무엇인가 | 와인의 역사와 여러가지 궁금증들

요즘 들어 다시 와인을 마시면서 맥주도, 위스키도 좋지만 사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술은 와인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그리고 한 병씩 처음부터 기초를 쌓아가는 마음으로 와인을 마시다가 이번엔 좀 더 적극적으로 와인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주 와인 코너에 들러 각 수입사 매니저님들께 추천을 부탁하며 마시고 있지만, 마실 때마다 이것저것 점점 더 모르는 것들이 늘어나니 뭔가 답답한 마음이 쌓이고 있던 차였다. 

 

조금 귀찮기는 하겠지만 이렇게 블로그에 정리를 하면서 공부를 하면 어떨까. 

 

그렇게, 본격 와린이 탈출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자. 


   와인이란 무엇인가

 

이왕 제대로 공부하기로 한 거,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와인이란 무엇인가? 

 

와인은 신선한 과일을 수확해서 그 즙을 발효시켜서 만든 알코올 성분의 과일주를 지칭한다. 

 

포도로 만든 와인은 그냥 와인이라고 하지만, 애플 와인, 블루베리 와인 등 포도 와인 이외에도 의외로 꽤 다양한 종류의 와인이 존재한다. 

 

와인의 성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레드 와인 경우 평균적으로 수분 86%, 알코올 12%, 글리세롤 1%, 유기산 0.4%, 타닌 및 폴리페놀계 화합물 0.1%, 그리고 기타 성분 0.5% 구성되어 있는 존재다. 

 

영어로는 와인(Wine)이라고 부르지만 프랑스어로는 뱅(Vin),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는 비노(Vino)라고 부른다. 

 

이 모든 유럽어들의 어원은 '포도나무로부터 만든 술'이라는 뜻의 라틴어 비넘(Vinum)에서 유래하였다.

 

 

 

와인의 라벨에 보면 각 나라마다 뱅, 비노 등의 용어를 볼 수 있고, 또 와인바나 와인 전문점의 상호 중에도 뱅이나 비노가 들어간 것들을 자주 볼 수 있으니 아무리 외국어 알레르기가 있어도 와인을 좋아한다면 이 정도는 기본으로 알아두면 좋겠다.

 

 

   와인과 포도

 

와인을 만드는 데 쓰는 포도는 우리가 먹는 포도와 다를까?

 

우리는 상상할 수 없지만, 세상에는 수천 종의 포도 종류가 있는데 이 중 양조용으로 주로 쓰이는 포도는 약 50여 종이라고 한다. 

 

그런 종류들이 우리가 와인을 얘기할 때 듣게 되는 카버네 소비뇽, 프리미티보, 키안티 등의 포도 종류인데 약 50종이라니 이것만 정리해도 포스팅 50개가 되겠다. 

 

아무튼, 양조용 포도는 식용 포도에 비해 과육이 적고 껍질이 두꺼우며 당도가 높은 특징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즐겨 먹는 포도로 집에서 술을 담그게 되면 식용 포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당도가 충분하지가 않아 설탕도 넣고 소주도 넣고 이렇게 해야 술이 되는 것이다. 

 

 

   와인의 역사

 

누가, 언제, 어떻게 와인을 만들었을까? 

 

 

 

아쉽게도, 누가 언제 어떻게 와인을 처음 만들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기원전 7000년 무렵 코카서스 지방에서 출토된 포도씨앗과 타르타르산을 보고 최초로 포도를 재배하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으며, 기원전 6000년경 포도씨, 항아리, 와인 만드는 기구 등이 발견되어 그즈음 와인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다만, 코카서스 지역을 시작으로 소아시아에서 발칸으로 다시 이탈리아로 전래되었다가 로마 제국의 영향으로 이베리아 반도와 프랑스 지역으로 와인이 퍼져나갔다는 것을 대개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시저가 로마 군대를 이끌고 유럽을 점령할 당시 로마인들은 정복지마다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이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지에서 와인 생산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유럽에 와인이 널리 퍼지게 된 데에는 기독교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성서에 보면 예수 그리스도가 최초로 행한 기적이 물을 포도주로 바꾼 것이고 미사에서도 와인을 사용했으니 4세기 초 기독교 공인 후 유럽에서 와인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테다. 

 

와인은 이렇게 구대륙에서 널리 퍼진 후 16-17세기 대항해의 시대 탐험가들을 통해 미국, 칠레, 호주 등 소위 신대륙으로 퍼져 나가게 된다. 

 

이 때문에 지금도 미국, 칠레, 호주 등지의 와인을 유럽의 와인과 대비하여 신세계 와인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엔 이것저것 섞어마시지 않고 일단 와인이 시작된 구대륙, 유럽의 와인들을 충분히 즐긴 후 신대륙의 와인으로 넘어가 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부터 차근차근 가보자. 

 

 

   아시아의 와인

 

아시아에도 와인이 있었을까?

 

재미있는 것은 중국에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포도주의 제조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것. 

 

허난성의 한 유적지에서 초기 신석기시대에 최초로 포도를 사용해 술을 빚었던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포도주가 아시아에서 그리 즐겨 마시는 술이 아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재미있는 기록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와인은 한국에 처음으로 들어온 양주였다.

 

남연군 묘 도굴 사건으로 유명한 독일의 상인 오페르트가 남긴 <조선기행>이라는 책에 보면 조선 시대에 포도주와 샴페인이 들어왔다는 기록이 있고, 하멜이 표류해 와서 지방관에게 바친 술이 네덜란드산 적포도주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 후, 조선시대에 천주교가 들어오자 미사를 위해 한국에서 포도주를 담그기 시작했다. 

 

그리고 1970년대에는 해태, OB, 진로 등의 회사에서 한국 와인이 출시되기도 했다는데, 정말 처음 들어보는 얘기다. 

 

1988년까지 약 20년간 한국 와인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90년대 수입자유화와 과잉경쟁으로 국산 와인이 없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찾아보니 충북 영동에서 '쌰또 마니'라는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국산 와인이라니 필연적으로 와인은 그 나라의 지형과 문화를 닮게 되는데 우리나라 와인의 맛이 참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사실 하나 더. 

 

우주에서 인류 최초로 마신 술도 아폴로 11호에서 버즈 올드린이 마신 포도주라고 한다. 

 

일부 학자들은 맥주가 인류 최초의 술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와인이 뭔가 현재 인류에게 중요한 술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서 끝내려 했는데, 한 가지 더 궁금한 것이 생겼다.

 

정말 유럽에서 수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와인을 양조해서 마셨을까?

 

유럽의 지반에는 석회가 많이 석여 있는 지역이 많아서 물이 뿌옇게 변하게 되는 데다 각종 오물로 강물이 더러워져서 그대로 마실 수가 없었다는 이 속설은 맥주를 설명할 때도 쉽게 인용되곤 하는데 정말인지 궁금했었다. 

 

찾아보니 예전에는 학자들조차 이러한 속설을 정설로 믿곤 했었다는데 최근에 여러 연구를 통해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술을 빚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깨끗한 물의 맛인데, 오염된 물로 술을 빚어 물 대신 먹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지금은 중세에도 맛을 위해서나 식사에서 부족한 영양을 채우기 위해서 음식과 함께 술을 마셨다는 설명이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 이외에도 말하자면 끝이 없는 와인에 관련된 이야기들과 역사가 있으나 오늘은 이만 여기서 마무리를 하고, 다음부터는 좀 더 와인 테이스팅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공부해 봐야겠다. 

 

일단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와인에 대해서 계략적으로 알아보고 지금까지 내가 마신 와인들과 비교해 보는 시간을 좀 가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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