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와인 공부 / / 2021. 3. 19. 19:07

08. 와인 입문자가 똑똑하게 와인을 고르는 방법

예전에 작성한 다섯 번째 포스팅에서 와인을 구매할 때 마다 고민하게 되는 포인트가 딱 세가지 있다고 했는데. 

 

1. 어떤 와인을 고를 것인가. 

2. 어디서 와인을 구입할 것인가. 

3. 내가 구매하는 가격은 과연 작당한 가격일까? 

 

지난 번엔 구매가격에 대한 이야기와 가격을 검색할 수 있는 앱과 사이트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봤으니 오늘은 두 번째 고민, '어디서 와인을 구입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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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와인 검색에 유용한 앱과 가격검색 사이트

요즘 다시 와인 테이스팅에 재미를 들이고 있다보니 그만큼 더 자주, 더 많은 양의 와인을 구매하게 된다. 그리고 그 때마다 고민하게 되는 포인트가 딱 세 가지가 있다. 어떤 와인을 고를 것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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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입문자의 와인 고르는 방법

 

똑똑한 와인 입문자

 

와인을 처음 마시기 시작한 건 오래전이지만 우리나라에 살면서 이렇게 본격적으로 와인을 공부하며 마셔보는 건 처음이라 나는 나 자신을 '와인 입문자'라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 들어 '아, 이 정도면 조금 초보의 티를 벗어나고 있구나'를 느끼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와인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라면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어디에서 어떻게 와인을 사야하는 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선, 우리가 쉽게 와인을 접할 수 있는 대형 마트의 와인 코너부터 생각해 보자. 

 

 

1. 대형마트 와인코너  

초보자라면 제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마트에 있는 와인코너다. 

마트의 와인 코너는 장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왠지 저렴한 와인들을 팔 것 같은 느낌이 들며 입문용의 와인을 많이 팔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쉽게 쓱 들어가 여기저기 둘러보면 의외로 와인도 너무 많고 무엇을 골라야 할지 정말 감이 오질 않는다. 

 

이때 마트의 와인코너에 상주하고 계신 직원분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경험상 이 분들은 항상 너무 바쁘시다. 

매장마다 시간대마다 다르겠지만 거의 한 분이 마트에 오는 모든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는데 마트에서 와인에 대해 질문하시는 분들이 거의 초보자들이다 보니 연말에 마트의 와인코너에 가보면 지칠대로 지쳐 까칠해진 직원분들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어떤 분야의 초보라면 항상 가이드를 받을 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한데 그런 의미에서 마트의 와인코너는 분명 초보자에게는 친절하지 않은 곳이다. 

이 곳은 오히려 와인을 많이 마셔보고 가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데이터가 많이 쌓여 스스로 많은 와인들 중에서 보물을 찾을 수 있는 고수들에게 적합한 곳이 아닐까. 

 

그런 이유로 나는 마트의 와인코너야 말로 와인 초보자가 가지 말아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2. 동네 와인샵 

 

그럼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동네에 있는 와인바나 와인샵은 어떨까? 

일단은 마트보다는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요즘 동네 와인샵이라면 거의 와인을 좋아하는 사장님이 상주해 계시고 그 분에게 와인 초보자임을 알리고 도움을 청할 수가 있으니까. 

단골이 된다면 좋은 와인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도 생길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초보자가 동네 와인샵에만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동네 와인샵은 분명 공간의 한계가 있어 들어오는 와인의 종류에 한계가 있고, 사장님의 취향에 따라 와인을 들여오기 때문에 초보자가 계속 이 곳만 들리게 된다면 누군가의 취향을 그대로 따라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요즘엔 동네에도 와인 수입사가 운영하는 와인샵이나 와인바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곳들도 와인 수입사 한 곳에서 수입되는 와인들을 추천해 주다보니 역시 그 와인 수입사의 방향성에 따라 취향이 형성될 수도 있다. 

게다가 내 경험에 의하면 그런 수입사들에서 와인샵에 파견한 직원분들 중 와인에 대해 그다지 지식이 깊지 않고 그저 유명인이나 가격에 따라 와인을 추천해 주는 분도 있더라는. 

 

그래서 나는 자신만의 취향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때 이런 소규모의 와인샵을 방문하는 건 추천하고 싶지 않다. 

 

 

 

 

3. 백화점 와인코너 

초보자라면 가장 가기 어려운 곳이 아마도 백화점 와인코너가 아닐까? 

왠지 비싼 와인만 있을 것 같고, 무슨 말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직원분들은 쭉 서서 쳐다보고 있고. 

하지만 나는 와인 입문자라면 그런 편견을 깨고 백화점 와인코너와 친해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 역시 각 백화점의 와인코너를 돌면서 와인을 정말 사랑하는 분들을 만나서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며 와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되고 점점 취향이 쌓이기 시작했으니까. 

 

백화점 코너에는 거의 우리나라의 모든 와인 수입사의 와인들이 한 자리에 진열되어 있어 일단 선택의 폭이 넓다. 

그리고 각 수입사별로 매니저분들이 상주하고 계신데 항상 손님수보다 매니저분들의 숫자가 많기 때문에 내가 그 분과 30분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 

경험상 백화점 와인코너에는 명절 때를 빼고는 거의 사람이 잘 없기 때문에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공짜 와인수업을 받을 수가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쌀 것 같다고?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백화점에서 추천받아 사온 와인들을 앱을 통해 검색해 보니 거의 다 좋은 가격이었고 심지어 최저가인 경우도 많았다. 

요즘은 백화점들도 마트나 수입사의 와인샵과 경쟁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열심히 한다. 

 

여담으로 압구정 갤러리아 고메 494의 와인 코너에서는 샤토 몽페라 블랑을 마트보다 싼 가격으로 팔고 있었고, 마트에서 대폭 할인하여 산 베라짜노 키안티 클라시코는 백화점과 딱 200원의 차이밖에 없었다. 

그럼 처음 백화점 와인코너에 가는 초보자는 무슨 말을 하며 어떻게 와인을 추천받아야 할까? 

이건 글의 마지막에 다시 적기로 하고. 

 

 

4. 프리미엄 아울렛 와인코너 

예전엔 옷을 사러 프리미엄 아울렛에 들렸다면 이제는 꼭 와인코너도 들려보자. 

프리미엄 아울렛도 어차피 현대나 신세계, 롯데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곳이니 백화점처럼 와인코너가 있는데 백화점처럼 직원분도 상주하고 있고 아울렛이라는 특징 때문인지 가끔 백화점이나 수입사의 직영매장보다 싼 와인이 나오기도 한다. 

 

나는 지난 번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애정하는 비에티 모스카토 다스티를 수입사 와인샵보다 3000원 더 싸게 팔고 있는 걸 발견하고 얼른 데려온 적이 있다. 

와인초보에게도 나쁘지 않은 곳이다.

 

 

5. 새마을 구판장, 조양마트, 그 외 와인 아울렛들 

자양동이 와인 애호가들의 핫플이라는 것을 아는지. 

아직 새마을 구판장이나 조양마트의 존재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면, 아마 앞으로 와인을 더 마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듣게 될 것이다. 

 

이 곳은 특이하게도 전통시장 내에 있는 와인 아울렛들인데 엄청난 할인률과 전통시장상품권을 이용하면 놀랍도록 싼 가격에 와인을 살 수 있다는 곳이다. 

정말 그렇게 놀랍도록 싼 지는 나도 아직 가보질 않아서 검증이 되지 않았지만. 

아무튼 검색해보면 와인 초보라도 솔깃할 만한 정보들이 많이 나오는 곳들이다. 

 

하지만 여기도 와인 초보자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일단 와인 초보자는 와인의 종류와 가격에 대한 데이터가 전혀 생성되지 않은 상태인데 이런 아울렛에 간다고 해도 어떤 와인이 정말 싼지, 어떤 와인이 좋은 와인인지를 전혀 구별할 수가 없다. 

오히려 혼란스러움만 가중될 뿐. 

 

결국엔 사장님 찬스를 써야 하는데 많은 블로그에서 보니 추천받아온 와인들이 모두 비슷비슷하다. 

그리고 초보자가 꼭 마셔봐야 할 와인인지도 의문이 드는 와인들이었다. 

그래서 아직은 패스. 

여기는 나중에 좀 더 고수가 되어서 여기 진열된 와인들의 맛과 가격 데이터가 머리 속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될 때쯤 한 번 가볼 생각이다. 

 

그래서 결론은,

와인 초보자라면 친절한 선생님들이 상주해 있는 백화점 와인코너를 공략하자. 

 

 

그럼 마지막으로, 처음 백화점 와인코너에 들렸을 때 어떤 질문을 해야할까?

 

1. 와인을 처음 입문하는 사람임을 밝히고 어느 지역 와인을 마셔보고 싶은지, 어느 정도의 금액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이야기하자. 

예를 들어, 유럽 와인에 관심이 있고 데일리로 마실 수 있는 5만원 이하를 추천해 주세요.

이렇게 최대한 자세하게 지역과 가격을 말해야 직원분이 좋은 추천을 해 줄 수가 있다. 

       

2.직원분이 와인을 추천해 주실 때 하는 이야기들을 잘 듣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물어보자. 

대부분의 직원분들은 굉장히 친절하시고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들이어서 이렇게 질문을 하면 보통 즐겁게 답변을 해주신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던 사실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3. 만약 직원분의 추천이 마음에 들었다면 꼭 연락처를 남기자. 

백화점 와인코너에 연락처를 남겨두면 일 년에 몇 번 있는 와인페어나 명절 때 와인 할인을 한다는 문자를 따로 보내준다. 

그리고 좀 더 친해지면 좋은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할인이 들어갈 때 따로 연락을 받을 수도 있으니 꼭 물어보고 연락처를 남겨두자. 


 

이렇게 그 동안 와인을 마시면서 '어디서 와인을 구입하는 게 좋을까?'하는 의문점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해봤다. 

물론 나의 이런 생각이나 경험이 절대적인 답은 아니겠지만, 혹시 와인을 처음 접하고 어디에서 와인을 어떻게 구입해야할까를 고민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나도 앞으로 더 와인에 대해 알아가면서 알게되는 것이 있다면 다른 포스팅에서 다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그럼, 모두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좋은 와인들을 많이 만나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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